7편. 우주 풍선 프로포즈 준비하기 – 1차 연대기 (3)

서울로 돌아오는 내내 착찹한 마음을 가눌 수 없었다.

3~4개월을 내내 쏟아부은 프로젝트가, 내 돈과 노력이 들어간 프로젝트가, 내 프로포즈가… 순식간에 날아갔다.

거의 눈 앞에 왔는데… GPS로 위치까지도 파악이 됐는데 그 바로 앞에서 돌아와야 했다. 어찌나 원통하던지…

돌아오는 차 안에서 고민하다가 혼자라도 그 다음주에 찾아오기로 했다. 그게 언제까지 그 위치에 있을 지도 모르고, 비에 쓸려 내려 가든지, 혹은 너무 오랫동안 그 위치에 있어서 카메라나 다른 장비가 고장을 일으킬 지도 모르는 노릇이었다. “그래 다음 주에 꼭 다시 오자”

 

오… 하늘이시여…

그 주 내내 날씨가 신경 쓰였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풍 ‘콩레이’가 북상했다. 태풍이 북상하는 바람에 진안에는 비바람이 몰아친다는 예보가 연일 이어졌다. 아… OTL

태풍_콩레이_01

태풍_콩레이_01

태풍_콩레이_02

태풍_콩레이_02

태풍_콩레이_03

태풍_콩레이_03

태풍_콩레이_04

태풍_콩레이_04

 

만반의 준비

그래도 다행히 태풍이 조금 비껴가게 됐다. 그리고 주말예보에는 ‘흐리고 가끔 비’ 정도로 날씨가 의외로 괜찮았다. 그리고 난 이미 가시덤불과의 사투를 위해 정글도를 구매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의외로 정글도가 다양했는데 난 이게 가장 마음에 들었다. 여러 구매 후기들을 보니 정글도가 생각보다 날이 서 있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고, 그래서 숫돌도 함께 샀다.

비장의 정글도_01

비장의 정글도_01

비장의 정글도_02

비장의 정글도_02

비장의 정글도_03

비장의 정글도_03

비장의 정글도_04

비장의 정글도_04

으흐흐흐… 이 가시덤불들… 니넨 정말 이제 죽어쓰!!!

그리고 지난 번에는 반바지로 가는 바람에 여기저기 찔리고 장난 아니었다. 그 때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중메시구조로 된 긴바지 츄리닝을 준비했다.

또, 생각보다 약간만 산으로 들어가도 전파가 안 터졌다. 그래서 네이버 지도, 구글 지도, 다음 지도 모두 무용지물이었다. 핸드폰에 캡쳐해서 저장해놓은 이미지만으로만 찾아가는 데는 생각보다 어려움이 있었다. 내가 있는 위치가 이 캡쳐된 이미지의 어느 쯤인지를 놓고 나와 내 친구가 항상 토론을 했어야 했고 서로 생각하는 위치가 다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찾아본 각종 지도앱들!!! 두세가지를 추려서 깔아가지고 갔지만 등산앱 중에 나들이라는 앱이 가장 유용했던 것 같다.

>>> 나들이 앱 (Google Play):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ngt.android.nadeuli&hl=ko

전파가 안 터지는 지형을 감안해서 미리 원하는 지역의 지도를 다운로드 후 전파가 안 터져도 GPS를 통해서 위치를 확인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대박이고 좋은 세상이다!!! ^^

 준비를 마치고 다시 도전!!!

결국 금요일에 휴가를 썼다. 다시 한번 여자친구에게는 광고주와의 워크숍이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는 금요일을 통째로 비웠다. 정 안 되면 혼자라도 가려고 했는데 다행히 친구도 일정이 조정이 되어서 이번에도 다시 한번 도와주기로 했다.

아침에 출발해서 바로 전북 진안으로 향했다. 다시 한번 찾은 운장산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긴 바지, 만땅 충전된 배터리와 휴대폰, 지도앱, 캠코더 그리고 정글도!!! 이 모든 걸 챙기고는 다시 한번 길을 나섰다.

태풍의 영향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아서 그날 오전까지도 비가왔던 터라 계곡의 물이 조금 불어 있었다.

정말 도구의 위력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날이 선 정글도는 정말 무서울 게 없었다. 제 아무리 정글도라도 이 정도는 우스웠다. 그리고 저 정글도의 끝부분이 살짝 낫처럼 휘어져 있는 게 정말 예상치 못한 ‘신의 한 수’였다. 탁탁 쳐서 가시 덤불을 끊은 후 저 휘어진 끝부분으로 살짝 걸치게 들어서는 휙 던져버리면 정말 끝처리까지 깔끔! 확실! 어찌나 속이 시원하든지!!!

정말 파죽지세로 헤치고 나갔다. 그럼에도 꽤나 시간이 걸렸다.

일단 계곡을 타고 올라가다가 능선으로 치고 올라간 후 수색을 해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예상 낙하 지점으로 가는 길을 잡는 게 쉽지 않았다. 아예 사람이 다니지 않는 쪽이라 전부 가시덤불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기 때문이다. 비교적 편해 보이는 곳으로 조금씩 조금씩 치고 갔다.

그리고는 해당 지점 인근까지는 갔는데 어차피 GPS 장비 자체의 오차도 있고, 지도의 오차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되어 좀 더 넓게 수색했다. 그런데 대한민국 산악 지형에서 지도의 반경 10m~20m 정도는 너무나도 큰 차이였다. 지도 상으로는 단순히 좌우이지만 실제 지형에서는 엄청난 경사도의 지형을 힘들게 이동해야 했다. 그래서 절벽 위를 나무 뿌리로 지탱해가며 아슬아슬한 곡예 수색을 계속했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그렇게 한참을 수색하다가 저 멀리에 하얀 물체를 포착했다!

발사체 발견_01

발사체 발견_01

발사체 발견_02

발사체 발견_02

기쁜 마음에 냉큼 달려가 잡아냈다. 조금만 더 늦어졌으면 또 일몰 시간이 다가와서 그 날은 포기해야 할 상황이었기 때문에 너무나 기뻤다.

발사체 발견 지역 풍경_02

발사체 발견 지역 풍경_02

발사체 발견 지역 풍경_01

발사체 발견 지역 풍경_01

정말 힘들었었는데 발견한 이후로 내려올 때는 힘든 줄도 모르고 내려왔다.  신나게 내려와서는 인증샷들!!!

수거한 발사체_01

수거한 발사체_01

수거한 발사체_02

수거한 발사체_02

수거한 발사체_03

수거한 발사체_03

수거한 발사체_04

수거한 발사체_04

오늘 수거의 큰 힘이 되었던 정글도도 한 샷! 정글도를 쥐고 쓰려고 반장갑도 챙겨갔는데 막상 써보니 긴 장갑을 가져갈 걸 그랬더랬다. 많은 양의 작업을 할 때는 손에 조금씩 마찰이 일어나면서 까지게 된다.

사용한 정글도_01

사용한 정글도_01

영광의 상처

영광의 상처

 

이제 신나게 회수한 카메라에 영상만 확인하면 되는데!!!

잘 찍혔을까? 두근두근!!!

 그 영상은 다음 편에 공개!!!

추신. 이 프로젝트를 하는 분을 위한 중간 조언 하나.

우리나라는 산악 지형이 많아요. 꼭 정글도를 준비하시고요. 여름이라도 긴옷은 필수입니다. 가시덤불에 걸리면 정말 온 몸이 아작납니다. 아무리 조심해서 다녀도 여기저기 찔리고 긁히고 장난 아니에요.

그리고 생각보다 오래 걸릴 지도 모르니 비상식량 및 식수 챙기시고, 가능하면 혼자 가지마세요. 저도 절벽 바로 위에 지형을 다른 풀과 가지를 밧줄처럼 붙잡고 버티면서 헤메고 다니긴 했지만 나름대로 군대를 강원도에서 특공대로 복무했기 때문에 산악지형에 익숙한 편이라서 그랬는데 정말 위험한 상황이 많아요. 2차 시도 편에서도 아마 얘기 하겠지만 상상도 하기 힘든 상황에 맞닥뜨리게 될 수 있어요. 어떤 상황이 발생할 지 모르니 꼭 여럿이서 하세요.

그리고 여분의 옷과 세면도구 꼭 챙기시고요. 여름이든 겨울이든 일단 산에 떨어졌다면 땀 엄청 흘릴 겁니다. ㅎㅎㅎ

마지막으로… 한번에 성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꼭 명심하세요.

Ben H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