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편. 우주 풍선 프로포즈 준비하기 – 1차 연대기 (1)

이제 준비를 마쳤으니 날리러 갈 때!

날 잡아 놓고는 매일마다 노심초사 날씨를 여기저기서 검색해가며 조마조마했는데 결국 비가 올 것으로 예상이 됐다.

D-1_일기예보_주간예보

D-1_일기예보_주간예보

 

그리고 토요일 일찍 날리기 위해 금요일 저녁에 전주로 내려갔다. 원래 주말마다 여자친구와 만났기 때문에 어떻게든 핑계를 대야 했고, 난 지방에 촬영 출장이 있다고 둘러댔다. 그리고 돈이 없어서 여관 방에서 같이 간 차장님과 함께 한 방에서 자야 한다고 최대한 불쌍해 보이게 둘러댔다. (미안. 와이프. 미안해요. 차장님. ㅎㅎㅎ)

전주에는 밤에 도착했지만 전주 토박이인 친구와 그의 초등학교 동창이 맛집을 소개해줬다. 밤에는 진미집에서 한잔 하는 게 최고라고 하여 진미집으로 갔다. 아주 맛집 포스의 그곳엔 이미 한참 술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우리는 제육볶음을 시켜 먹었는데 아… 그 숯불구이의 맛이란…

전주_맛집_진미집

전주_맛집_진미집

전주_맛집_진미집

전주_맛집_진미집

그리고 옆 테이블에서 우연히 만난 특공연대 시절 부사관! 그는 심지어 집이 인천이었는데 난 서울에서 각자 전주로 내려왔다가 우연히 한 술집에서 만났다. 기가 막힌 우연이고 인연이었다. 세상일이란… 참… 이런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즐겁기고, 때로는 슬프기도, 때로는 화가 나기도 하는 그런 게 인생인가보다 싶었다. 예상할 수 없는 것…

아무튼 맛집을 탐방해 가며 밤을 보내고 아침에 일어나 출발! … 했더니 역시 비가 줄줄. ㅠㅠ

우주 풍선 발사일 날씨

우주 풍선 발사일 날씨

가장 먼저 차를 가지고 가스 충전하는 곳으로 고고. 미리 예약해놓은 것처럼 가스 충전. 간단하게 사용법을 인수 인계 받았다. 기상 풍선 800G 기준으로 47리터의 2/3 정도 사용해야 한다고 해서 가스는 47리터 짜리로 주문했는데 정말 가스통이 컸다. 혹시 몰라 스타렉스를 렌탈하긴 했는데 더 작은 차를 했으면 아주 애매할 뻔 했다.

우주 풍선용 헬륨 가스 통

우주 풍선용 헬륨 가스 통

비가 오는 와중에 여기 저기 다니면서 밥도 먹고 주변 지역의 기상 검색을 해봤다. 전주에는 계속 비가 올 것 같아 보였고, 좀 더 북쪽 지역으로 올라가면 괜찮을 것 같아 보였다. 그래서 가스통을 싣고는 무작정 이동했다. 주변에 전봇대가 너무 많으면 혹시라도 옆에 지나가다 터질 수도 있어서 피하려고 했는데 우리 나라는 참 촘촘하게 전봇대가 있는 나라였구나… 라는 사실을 그제서야 알게 됐다. 여기 저기 기웃기웃 거리며 옮겨 다니고 있던 찰라 금강하구둑 옆에서 좋은 발사 장소를 찾았다.  공영주차장이 있었는데 차도 별로 없고 전봇대도 없어서 최적의 장소였다.

혹시라도 비가 다시 올 지 모르니 재빨리 준비물들을 꺼내서 조립하기 시작했다. GPS장비도 켜서 넣고, 카메라도 켜서 넣어야 하기 때문에 배터리 문제로 미리 켜놓고 조립해놓을 수는 없다. 그래서 현장에서 재빨리 조립할 수 있도록 해놓아야 한다. 나름대로 준비를 하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다.

박스를 조립하고 나서 풍선에 가스를 넣기 시작했다. (아… 이거슨… 불행의 시작…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 원래 생각에는 보통 유원지에서 아저씨들이 수욱 하고 풍선에 넣어주시는 것처럼 순식간에 손쉽게 넣을 수 있을 줄 알았으나… 그렇지 않았다. 주글주글한 풍선에 압력이 센 가스 주입기로 바람을 넣었더니 생각 이상의 괴음이 나면서 헛들어가고 있었다. 주입구 부분을 이렇게도 대보고 저렇게도 대보고 하면서 최적의 조합을 겨우겨우 만들었다. 그리고 나서 웬만큼 가스가 들어갔다고 생각이 될 때 주입을 멈춰봤다. 옆에서 잡아주던 친구도 바람에 몸이 휘청댈 정도라고 해서 그 정도면 된 것 같았다. 그래서 재빨리 주입을 멈추고 주입구 부분을 틀어막고 관측박스에 연결했다.

이제 하늘로 띄우기 직전이니 인증샷을 한번 찍어봤다. (그래. 그렇게 쉽게 띄울 수 있을 줄 알았지…)

우주 풍선 발사 기념샷 1

우주 풍선 발사 기념샷 1

우주 풍선 발사 기념샷 2

우주 풍선 발사 기념샷 2

하지만 왠걸… 카운트다운까지 하고 손을 놓는 순간!!!

엥??? 약간 팽팽하게 정체하더니 가라앉았다. OTL

ㅋㅋㅋ 아… 이거 뭐야… 가스를 더 넣어야 했다. 순간적으로 앞이 막막했다. 아… 완전 주입구 틀어막고 관측박스 떨어질까봐 엄청 싸매고는 고정시켰는데 이걸 다시 풀고 다시 가스를 넣어야 하다니!!! (이거슨 또 다른 불행의 시작… ㅠㅠ)

그리고는… 6편에서 계속!

Ben H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