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성에 대한 두 가지 소식

어제와 오늘 접근성에 대한 재밌는 두 가지 소식을 접했다.

하나는 NHN에서 웹접근성 체험 공간을 만들었다는 소식이다. NHN에 대해서는 참 말들이 많다. 현재 우리나라의 웹 환경을 망쳐놓은 주범으로 보기도 하고, 우리나라 웹 발전의 대표로 보기도 한다. 여러 가지 생각들에 대한 판단은 잠시 유보해두고 사실 이런 프로젝트를 주도할 플레이어는 NHN밖에 없다. 그리고 돈이 많으니까 그런다고들 하는데 돈 많아도 그러지 않는 곳이 얼마나 많나. 떡이님 말처럼 정말로 잘한 건 잘했다고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나름대로 우리나라 대표 포털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웹 접근성에 노력을 기하고 있는 것에는 감사하는 마음도 든다.

국내에 전무하다시피한 웹 접근성 관련 정보를 집대성하고 나름대로 여러 장애인 단체 및 정부와 협의를 거쳐 웹 접근성 가이드도 만들고 그것을 이렇게 오픈해놓기까지 했다. 짝짝짝~! ==> NHN 웹 접근성 실무 가이드 사이트

웹 접근성을 혹시라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전혀 앞을 못 보거나, 색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지각에 장애가 있거나, 고령으로 인해 불편하거나 다양한 이유로 일반인들과 똑같이 웹을 편하게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웹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주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좀 더 그들이 웹을 이용하기 편하게 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들이 논의되고 고안되었다. 아래 이미지 참고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으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여기에 덩달아 관심을 갖고 노력하고 있고, 웹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많은 회사들이 마찬가지로 이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만 사실 제대로 된 가이드가 없다. 정부에서 내놓은 한국형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KWCAG) 이라고 하는 것도 사실 광의의 가이드라서 실무적으로 준비하려고 하면 뭘 어떻게 해야 하나 막막한 수준이다. 그럴 때 NHN이 이런 사이트를 만들어 놓았으니 얼마나 고마운가. 나도 회사와 NHN이 준비해준 교육을 듣기 전엔 막연히 생각했었던 것들이 교육 이후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달을 수 있었다.

다음으로, 내 눈을 사로잡은 소식은 캐나다 밴쿠버에서 흔히 문 손잡이라고 얘기하는 돌리는 동그란 손잡이를 규제한다는 소식이었다. 얼마나 황당한 소식인가? 법이 규제한다는 게 겨우 문고리라니… 무슨 낚시인가? 라는 의문을 갖고 기사를 봤지만 실제 내용은 정말 충격이었다.

간단히 말해 장애인 및 노인들에게는 돌리는 손잡이보다는 레버형으로 열고 닫는 게 편하다는 게 그 핵심이고 그래서 레버로 바꾸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제 겨우 웹에서의 접근성에 대해 논의하는 우리나라에서 이미 글로벌에서는 실생활에서의 디테일한 접근성과 편의를 논의하고 있는 것이다.

발상의 차이, 관점의 차이, 문화의 차이 등이 한번에 느껴졌다. 안타까웠다.

2012년 기준 우리나라 장애인이 250만명이다. 2012년 6월 우리나라 인구가 5천만 명을 넘었으니 대략 5%가 장애인구다. 거기에 따로 장애인 등록을 하지 않은 사람들과 고령 등 여러 이유로 불편한 사람들을 포함하면 그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10명 중 한 명 이상은 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30대가 된 이후 이상하게 생각된 것은 우리나라에는 보통과 정상이 강요되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과 정상의 범주에서 벗어나면 사회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취급된다. 그게 본인의 선택에 의해서든 혹은 타의에 의해서든 상관하지 않고 없는 것처럼 여겨진다. 미디어에서도,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그 어디에서도 그들의 흔적을 찾기가 어렵다.

그래서 정상과 일반의 범주에 드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고 있다. 그들의 존재에 대해 ‘어딘 가에 그런 사람들이 있다’ 정도로 인지만 하고 있지 제대로 이해하고 느낄 기회가 없다. 이해하지 못하는 데 관심이 갈 리가 만무하고 그렇게 해서 사회적으로 여론이 형성될 리도, 그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솟아날 리도 없다.

사회는 함께 살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이해해야 한다. 이해하기 위해서는 만나고 얘기하고 부대끼며 살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길을 터줘야 한다. 나올 수 있도록,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사회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지금 사회적 접근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Ben H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