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과 여교사 신상털기’, 악마를 보았다

며칠 전 30대 여교사와 중학교 3학년 남학생이 성관계를 맺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왔습니다. 아무런 조건없이 서로의 합의 하에 이루어진 성관계라니 이것이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나이를 뛰어넘은 로맨스이냐 혹은 자녀까지둔 유부녀의 삐뚫어진 욕망이냐를 두고 많은 갑론을박이 있었구요.

여기에 대해서는 당사자 외에는 그 어떤 추측도 추측일 뿐 진실 일 수 없고, 인간의 감정에 대한 부분이라 평가하고 싶지 않은 게 솔직한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동생이 중학교 3학년이기 때문에 과연 사랑을 느낄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있지만 말 그대로 당사자 외에는 모르는 거니까 논외로 하겠습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단순히 논박을 주고받는 수준을 넘어서서 위험한 선을 넘었습니다. 바로 이슈만 발생했다하면 나타나는 네티즌 수사대의 신상털기가 바로 그것인데요. 저는 이제 ‘신상털기’가 단순히 온라인에서의 해프닝을 넘어서 법적으로 제한해야 하는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신상털기의 대상자는 중학교 3학년 남학생, 여교사를 넘어 여교사의 남편까지도 포함되어 있어. 이미 사회적인 이슈화로 큰 데미지를 입은 대상자들에게 2차로 심각한 데미지를 주고 있어 많은 우려가 됩니다. 그 중학교 3학년 아이에게는 필요 이상으로 한 아이의 인생을 망가뜨릴 정도의 가혹한 처벌이 될 것이며, 이미 처벌이 예상되는 여교사에게도 지나친 인격적 모독이 될 것이며, 이미 피해자인 남편에게도 평생 잊지못할 수치심을 줄 것입니다.

법의 원칙 중에는 ‘자력구제 금지의 원칙’이 있습니다. 그 어떤 누구라도 적법한 절차가 없이 임의로 누군가의 잘잘못을 가리거나 처벌하지 말도록 하는 원칙인데요. 비록 당사자들이 사회적 통념에 위배되는 행위를 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법과 당사자가 해결할 일이지 네티즌들이 나서 마녀사냥하듯이 신상털기를 할 일이 아닌 것입니다.

이를 오프라인으로 보자면 동네에서 물의를 일으킨 한 불륜 커플에게 법적인 판결과 상관없이 동네 사람들이 가서 돌팔매를 한 셈입니다. 만약 네티즌들이 판단하기에 법이 제대로 커버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면 그것은 당사자가 아닌 입법 대상자들에게 목소리를 내어야 할 일인 것이지 당사자들에게 직접 피해를 입혀서는 안되는 것이지요.

이번 사건을 보면서 정말 집단 군중 심리의 악마성을 본 것 같습니다. 좋게 발현될 경우 월드컵 응원과 같은 가슴뛰는 이벤트들을 만들어내지만 이런 식으로 발현될 경우 마녀사냥과 같은 악마성으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네티즌들에게는 무작정 분노하고 행동하기 보다는 어디에 어떤 식으로 분노해야 하는지 정확히 판단하는 사리분별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 학교에서도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기본 교육이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하며, 법적으로 이러한 마녀 사냥에 대한 규제 강화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benheo

  • 당신 속에도 선과 악은 공존

    자기 잘난 맛에 사는게 인간인 지라…

    • 그렇긴 하지만 컨트롤 할 수 있는 만큼은 컨트롤 하는 게 옳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에요. ^^ 그리고 누구나 다 선과 악이 있기 때문에 법, 도덕, 규칙 같은 것들이 있는 것이고요.

  • 개인적으로, 교사와 남중생의 성관계가 문제가 되었다기 보다도, 남녀를 보는 불평등한 시선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온 것 같습니다.

    댓글만 봐도, 대부분의 비난은 -여성부는 이럴때는 잠잠하네- 뭐 이런 류니까요.

    실제로, 남교사였을 경우에는 -한국남자 운운- 하면서, -화학적 거세- 이런 말들이 심심치 않게 나왔을 겁니다. 남녀 가리지 않고 비난의 표적이 되었죠. 근데, 이 케이스의 경우, 여성 단체, 여자들은 잠잠했고, 심지어 “사랑” 이라고 표현도 하니..;;

    남녀간의 열등감이 복잡하게 얽혀서 이렇게 폭발하는 것 같습니다. 억울하면 잘나져서, 잘나게 사는 게 유일한 방법인듯 하네요.

    • 말씀하신 부분은 온라인에서 항상 이슈가 되는 부분이지요! 참 어려운 주제구요!

  • ㅇㅇㅇ

    무슨 악마요? 어이가 없네요.. 우리나라니깐 이렇게 얼렁뚱땅 넘어가지 미국만해두 얼굴 이름 주소까지 티브에서 다나와요.물론 합의하에 관계맺어두 다공개되구요 님두 미성년 여학생과 성인 남자가 성관계맺으면 그 남자 다 신상공개해야 된다구 생각하잖아요..그 여자 옥살이 안한 것만해두 복이줄 아세요..제도로 이런 경우에는 신상공개를 해야되는데 그 제도가 없으니 개인들이 한겁니다..물론 주변사람신상까지 턴거 옹호하구 싶진 않지만 그렇다구 악마를 보왔다 수준은 아닌것같은데요..한마디로 법적징벌이 안되니 사회적징벌을 받은 거지요..

    • 물론 저도 처벌을 반대하는 건 아닙니다. 단지 그게 법의 테두리에서 이루어져야지 개별 사회구성원에 의해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만약 충분한 처벌이 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고 판단된다면 정부와 국회를 향해 목소리를 내야지요.

    • ‘사회적 징벌’ 이런게 안된다는 겁니다. 법적 절차가 잘못되었으면 법을 개정하는 노력을 해야지 신상을 터는 소위 ‘사회적 징벌’을 바람직하다고 보는 견해 자체가 잘못된 겁니다. 신상을 털고자 하는 그 노력으로 차라리 법 개정을 요구하는 여론을 조성하는 게 차라리 바람직해보입니다. 이 사건과는 별개로 만약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데, 우리나라 네티즌의 그 냄비근성으로 그 ‘사회적 징벌’을 감행했다가 무죄라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어찌하겠습니까?

  • 이런 ‘신상털기’가 주로 벌어지는 인터넷 게시판을 보면
    마치 자신이 진실을 규명하는 영웅인양 행세를 하더군요.

    상대편이 어떤 충격을 받을지 생각도 못하는 건지…
    언젠가 자신도 그렇게 될 지도 모르는 일인데 말이죠.

    • 맞아요. 저도 동감입니다. 실제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