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의 백과사전 지봉유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에서는 매일 아침마다 우리 역사/문화를 한 가지씩 알려주는 이메일을 보내줍니다.

며칠 전에 받은 메일에는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백과사전 이수광의 <지봉유설>에 대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이수광이 지은 <지봉유설>에 얼마나 많은 지식들이 들어있었냐면 세계의 국가들을 소개하는 권에서는 태국,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의 동남아시아 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포르투갈, 영국에 이르는 방대한 국가들에 대한 소개까지 포함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지적재산권의 개념이 없었던 때이지만 각 정보들의 출처들도 밝혀두어 원문을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답니다. 남의 지식을 뺏을 수 없었던 선비로서의 양심 때문이었을까요?

아무튼 저는 정규 교육과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가끔씩 이런 글들을 보면서 도대체 학교의 역사시간에 우리는 무엇을 배운 걸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역사를 가르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예로부터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국가가 힘들 때 힘을 쏟는 것 중의 하나는 역사책을 발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를 통해 자국민의 긍지를 일으키고 국가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함이었죠. 과연 우리는 무엇을 위해 어떤 역사를 가르치고 있을까요? 이제 더 이상 역사가 필수 과목도 아닌 지금 우리나라를 일어가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더욱 많은 역사학자, 한학자들이 나와서 이런 우리가 모르는 다양한 역사적 사실들도 알려주고, 아직까지 제대로 번역되지 않은 수 많은 책들을 번역해 수백년이 지난 지금 그 책들을 다 볼 수 있게 되길 기원합니다. (서양에서는 수백년 전의 책들이 모두 현대어로 정확히 번역되어 읽혀지는데 우리는 아직 조선왕조실록 조차도 제대로 번역되어 있지 않습니다.)

조선시대에도 백과사전이 있었습니다. 홍봉한(洪鳳漢) 등이 쓴 《동국문헌비고(東國文獻備考)》, 이익(李瀷)의 《성호사설(星湖僿說)》, 권문해(權文海)의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 이규경(李圭景)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이유원(李裕元)의 《임하필기(林下筆記)》 등이 그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먼저 쓰인 책은 1614년(광해군 6)에 이수광이 지은 《지봉유설(芝峰類說)》이지요.

《지봉유설》의 폭넓은 지식을 보면 권2의 <외국조>에 섬라(暹羅, 태국), 진랍국(眞臘國, 캄보디아), 방갈자(榜葛刺, 방글라데시), 안남(安南,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나라들은 물론 불랑기국(佛狼機國, 포르투칼), 남번국(南番國, 네덜란드), 영결리국(永結利國, 영국) 등 유럽 나라들의 정보까지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런 이름들은 당시 중국이 한자로 표기하던 것을 들여온 것이지요.

그런데 이 《지봉유설》은 당대의 모든 지식과 정보를 종합한 문화백과사전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이 돋보이는 것은 우리 겨레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다른 나라 문화를 받아들이는데 진보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근거가 되는 문헌상의 출처를 명확히 밝혔다는 점도 칭찬할 대목이지요. 이수광은 학자들에게도 말솜씨에 치중하지 말고, 실천적 요소를 찾도록 하라고 주문했습니다. 무분별하게 세계화만 외쳐대는 요즈음 ‘내 것을 알고 남의 것을 받아들이라.’라는 이수광 같은 학자가 그리운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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